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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7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이 이혼하시면서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저를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 가버렸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학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떠난 후
미국에 있는 친척집에서 얹혀살았습니다.
하지만 친척들이 이사를 가면서
저는 다시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습니다.

영어도 서툴고 
노숙자 쉼터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잠잘 곳을 찾아다녀야 하는
절망스러운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살아갈 날들이 두려웠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무서울 게 없다’라고 다짐하면서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업만은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윌트 위트만 고등학교에서 
노숙인 학생 지원 프로그램인 ‘빌리지 오브 서포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윌트 위트만 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전해들은 마을 주민들과 학교에서도
저를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나빴던 저에게 안경을 사다주시기도 했고
제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고장 났을 때
아무런 대가 없이 자전거를 고쳐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부모님께서
제가 집에서 같이 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더 이상 노숙자 쉼터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가족에게는 버림받았지만
새로 만난 사람들의 도움으로 
저는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 해, 
전액 장학생으로 하버드대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저에겐 포기하거나 
맞서 싸워야 하는 
두 가지 선택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세상과 맞서 싸워 얻은 결과는
미국에서의 힘들었던 3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저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노숙 생활하며 하버드대에 합격한 한인 학생 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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