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소화불량 대처법
직장인 중에 흔히 ‘속이 더부룩하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이런 소화불량 등의 상부위장관질환으로 내원하시는데요. 우리나라에 기능성 소화불량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약 25%로 추정되고 있어요. 4명 중 1명이 소화불량 증상을 앓고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으며 그 수는 점점 증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구체적으로 지속적인 혹은 반복적인 상복부 불편감이나 통증을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내시경검사 같은 객관적인 검사를 실시해 보아도 그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적인 질환을 찾을 수 없을 때,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은 소화가 더디거나 더부룩하고 답답한 느낌(식후 포만감/식후 불쾌감), 배가 팽창되거나 가스가 찬 것 같은 느낌(상복부 팽만감), 배에 뭔가 뭉쳐있거나 덩어리가 걸려 있는 느낌(상복부 이물감), 식사 전이나 식사 중에 배가 꽉 차 있는 듯이 느껴져 보통 분량의 식사를 마칠 수 없는 상태(조기 만복감), 위 부근의 칼로 에이는 듯한 선명한 통증이 음식물이나 제산제로 개선됨(공복통), 배가 쓰리거나 속이 화끈거리는 느낌(상복부의 속 쓰림), 작은 트림, 구역질, 구토 중에서 대부분 2~3가지 이상을 같이 호소하는 편입니다.
사람의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모아 잘게 만들어 소장으로 보내는 기능을 합니다. 이러한 위장을 한의학에서는 단순한 소화기 장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중심인 토(土)로 배속하여 기(氣)순환의 중심축으로 보고 있어요. 인체의 12경락이 모두 귀속되는, 기혈의 순환과 감정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기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인 기능성 위장장애의 주원인을 스트레스와 잘못된 식습관에서 찾고 있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음식이 위에 들어왔을 경우 위는 적당히 늘어나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듯한 증상을 느끼게 될 것이고, 또한 섭취한 음식을 소장으로 잘 내려보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더부룩한 증상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특정 음식이나 스트레스가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고, 일상적인 일로 피곤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에도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으로는 지방이 많은 음식, 기름에 튀긴 음식, 자극성이 많은 음식, 카페인이 포함된 음식이 있습니다. 오늘은 증상에 따라서 집에서 대처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직장인 소화불량 대처법
소화가 원할하지 않을 때 무를 드시기 바랍니다.
무에는 디아스타아제라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습니다.(그래서 아무리 먹어도 좀처럼 탈이 나지 않는 식품 중 하나죠.)껍질째 강판에 갈아 낸 무즙은 매운맛이 없을 뿐 아니라 소화효소도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위가 약한 사람에게 좋습니다. 무는 껍질에 각종 효소와 칼슘, 비타민 C가 많이 들었으므로 껍질을 벗기지 말고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무는 성질이 약간 서늘하므로, 너무 많이 먹는 경우에는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헛배가 부를 때는 달래를 권합니다.
달래는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위를 건강하게 지켜 주므로 달래를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식욕도 좋아집니다. 따라서 위염 증상이 있으면서 헛배가 부르면 달래로 국을 끓이거나 죽을 만들어 수시로 먹이면 좋습니다.
위궤양 - 율무차
음식을 잘못 먹거나 기온이 몹시 찰 때, 정서적으로 심한 자극이 있을 때는 소화성 궤양인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십이지장궤양은 식사한 지 2시간 정도 지났을 때나 새벽녘에 통증이 많이 오고, 위궤양은 식사 후 20~30분 사이에 통증이 오는 것이 특징인데요.배가 아프면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수가 있는데 이럴 때 율무차가 좋습니다.
율무에는 진통작용과 소염작용이 있으며 칼로리도 매우 높으므로 궤양 환자의 영양식으로는 그만이예요. 율무를 잘 볶아 하루에 20g씩 끓여 마시게 해도 좋고 볶은 율무를 가루로 만들어 미숫가루처럼 물에 타서 마셔도 됩니다.(변비 경향이 있거나, 조금씩 소변을 지리는 경우에는 좋지 않으니 주의하도록 하세요.)
체질이 허약해 위도 약하다 - 당근 & 양파
체질이 허약해 기력이 없고 감기에도 잘 걸리는 사람은 당근을 꾸준히 먹으면 좋습니다.당근에는 사람의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거의 모두 들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영양분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좋은 채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온과 염소, 인이 많이 들어 있어 위장과 간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므로 위장이 쇠약하여 식욕까지 없을 때 불에 당근을 구워 식사 전에 반 개씩 먹으면 좋아요. 또 당근즙에 벌꿀을 조금씩 넣어 하루에 1컵씩 마시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특히 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당근 주스를 만들 때 양파를 함께 섞어 주면 더욱 또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단 양파는 다량 복용하면 위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생으로 먹는 것은 좋지 않고, 소량만 넣는 것이 좋아요.)
잘 체한다 - 인삼 & 생강
보통 크기의 인삼 한 뿌리에 물 3컵 분량을 넣고 끓여 마십니다. 위장 기운이 약해서 잘 체하는 아이나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체질개선을 위해 장기적으로 먹이면 어떤 차보다도 효과적인데요. 소화장애가 많은 경우에는 생강을 같이 달여 먹으면 좋습니다.
구역질이 나고 식욕이 없다 - 생강차
약으로 쓰는 생강은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기 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땀이 납니다. 또 위액의 분비를 늘리고 위장의 활발한 연동운동을 돕는 등 위장 기능을 조정하기 때문에 구역질이 멎습니다. 예부터 구역질이 심하거나 식욕을 잃었을 때 생강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단 지속적으로 미열이 나는 경우(한의학적으로는 음허(陰虛)가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좋지 않습니다.
습관성 소화장애 - 엿기름
소화불량에 걸려 잘 먹고싶지 않을 때는 엿기름 1작은술을 찬물에 우려 내어 하루에 3번 정도 먹이면 효과가 좋습니다.(단 너무 많이 복용하면 약간의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직장인들은 평소 소화불량 예방을 위해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과식이나 잠들기 2~3시간 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맵고 짠 자극적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술, 담배 등도 삼가 해야 합니다. 획일적 식이요법을 따르기 보다 본인이 먹고 나서 고생하고 힘들었던 음식을 잘 기억해 두었다 가급적 먹지 않는 것도 소화불량 예방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 식사는 항상 정해진 시간에 즐겁게 하고, 음식을 먹을 땐 천천히 오래 씹어 먹으세요. 침 속에는 아밀라아제라는 당분 분해효소가 있어 음식물과 침이 잘 섞이면 소화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식사 중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위산이 희석되고 병균의 살균효과도 감소하므로 식사 중에는 물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합시다.
식후 1시간 내에 운동을 하는 것도 음식물 소화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는데요. 소화가 잘되려면 위와 장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혈액이 근육과 심장으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만약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갑작스럽게 체중이 감소되거나, 지속적인 구토, 토혈, 빈혈, 흑색변과 같은 출혈증상이 나타난다면 위암을 의심해야 합니다. 증상을 방치해두면 단순한 기능성 장애에서 기질적인 변화가 일어나 위염이나 위궤양 등으로 발전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치료가 더욱 어렵게 됩니다. 반드시 검사 및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